동물들을 돕고 싶은가? 그렇다면 사람들의 식탁보다 기업의 결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공장식 농장에서 사육되는 동물들은 끔찍하게 취급된다. 이 동물들이 사육되는 환경은 대중들에게 — 즉, 그러한 환경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 매우 불편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농산업계의 압력으로 내부고발자와 행동가들이 농장의 상태를 보여주는 영상을 공개하는 것을 불법으로 하는 “농산업 관련 보도 금지법 (ag-gag laws)”을 통과시켰다.
동시에 우리는 육식의 또다른 부정적인 결과들에 대해 더 많이 알아 가고 있다. 동물 사육은 자원 집약적이며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 중의 하나이다. 공장식 농장의 폐쇄 구역에서 동물들은 끊임없이 병에 걸리기 때문에 동물들에게 선제적으로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이 관행으로 되어있는데 이는 항생제 내성이라는 증가하는 위협의 원인이 된다.
사육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들이 씨름해 온 문제들 중 하나는 매우 근본적인 질문이다. 어떻게 더 많은 사람들이 채식주의자가 되도록 설득할 수 있을까? 지난 십 년 동안 그들은 어떤 옹호 방법이 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어떻게, 그리고 왜 채식주의자가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해 왔다.
연구는 다양한 설득 활동의 효과를 살펴보았다: 전단 배포, 온라인 광고, 농장 잠입 취재, 거리 시위. 그들이 발견한 것은 대부분 옹호 단체들이 하는 일들이 — 부분적으로는 연구의 제약 때문에,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근본적인 효과가 작고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 감지할 수 있는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와 그 의미는 동물권 단체 내에서 여전히 뜨겁게 논쟁 중이다. 이러한 의견 불일치는 동물권 단체가 나머지 세상 사람들에게 육식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데 있어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 또한 이는 옹호 운동이 다른 방식 —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압력 캠페인 — 을 통해 거둔 반복적인 성공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옹호가들은 예를 들어 스타벅스나 제너럴 밀스와 같은 기업들이 물밑 협상과 시위를 통해 자신들의 제품에 방목해서 키우는 농장에서 생산한 달걀을 사용하도록 설득했다.
지금까지의 증거를 보면, 옹호가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연구를 계속하더라도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캠페인이 — 개인 차원에서 설득하려는 노력과는 달리 — 우리의 식량 체계에 변화를 가져오는 더 유망한 방법일 것이다.
사람들이 채식을 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다른 이들을 설득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부동층이 우리 쪽으로 마음이 기울도록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그다지 효과가 없어 보인다. 사람들에게 그들의 선입견에 도전하는 새로운 사실을 제공하는 것도 별로 효과적이지 않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육식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그러나 내가 만난 동물 연구가들은 그 어려운 정도에 아연질색했다.
공장식 농장의 상황에 대해 알리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전략은 전단지 배포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농장의 상황을 묘사하는 팜플렛을 나눠주고 상황을 직접 확인하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2015년에는 비건 아웃리치, 동물들에게 자비를, 그리고 동물을 사랑하는 행동과 같은 단체들에 의해 2백만 장이 넘는 전단지가 배포되었다.
지난 5년 동안 전단지가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가 급증했다. 동물 자선 평가단의 메타 분석에 따르면 전단지는 거의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그들의 입장 변화였다. 제한된 연구 결과를 훨씬 더 긍정적으로 해석하여 전단지가 효과가 있다고 시사했던 초기 분석과는 다른 입장이었다. 더 많은 결과를 분석해 보니 전단지가 사람들로 하여금 고기를 덜 먹도록 설득한다는 증거는 없었다. (오히려 전단지 때문에 사람들이 더 많이 고기를 먹게 된다는 것을 시사하는 증거는 약간 있었다.)
그렇다면 비디오 광고는 어떨까? 처음에는 동물권 옹호자들은 여기서 희망을 발견했다. 비디오, 특히 공장식 농장 내부에서 촬영한 비디오를 보는 것이 육류 소비를 약간 줄인다고 추정했다. 그리고 광고는 비용이 적게 들고 도달 범위가 넓기 때문에 효과가 다소 적더라도 광고를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것은 모든 광고주들이 페이스북이 비디오 광고의 영향력을 심하게 부풀렸다는 사실을 알기 전이었다. 이러한 광고의 일부는 페이스북이 시청 횟수를 정직하게 보고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수치가 2년 동안 150~900%까지 부풀려졌다는 것을 확인해 줄 근거가 있다.
그리고 연구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페이스북에서 광고 조회수를 확보하는 것이 쉬워진 반면 (물론 일부 조회수는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광고를 보는 것이 실제로 육류 소비를 줄였는지에 대한 신뢰할 만한 추정치를 찾는 것은 — 많은 일화적 증거를 포함한 추정치를 찾는 것을 포함하여 — 항상 어려웠다.
동물에게 자비를이라는 단체는 사람들에게 채식주의자가 될 것을 서약하도록 요청한다. 그러나 서약한 사람들이 실제로 채식주의자가 되는지, 또는 얼마나 오랫동안 채식을 유지하는지는 불분명하기 때문에 비디오 광고의 비용 효과성을 추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어떤 면에서는 상황이 더 실망스럽다. 휴먼 리그 (Human League)의 연구부인 휴먼 리그 랩스 (Human League Labs)는 고급 동물 옹호 연구에 몇 가지 방법론적인 장애물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첫째, 효과 크기가 작다. 상당히 큰 효과를 추적하는 연구를 조직하는 것은 쉽다. 반면 드문 변화를 추적하는 연구를 조직하는 것은 훨씬 까다롭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단을 본다고 해서 자신의 행동에 전혀 변화를 주지 않는다. 100명에 한 명, 또는 아마 1000 명에 한 명 정도 있을까 말까이다. 규모가 작은 효과를 정확히 측정하려면 훨씬 큰 규모의 표본이 필요하고 이는 연구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든 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연구 자료가 불충분하다면 결과가 현실을 반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때때로 실제 효과와 정반대의 결과를 도출하게 될 수도 있다.
또한 무엇을 측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동물권 옹호에 관계된 많은 연구가 사람들의 식단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어 내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 좌절을 겪는다. 주요 동물 연구 단체 중의 하나인 포날리틱스 (Faunalytics)의 책임 연구원 조 앤더슨 (Jo Anderson)은 “자가기록 방식으로는 식습관을 측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고 언급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조사자들이 듣고자 하는 대답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답을 선택하는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도 있다. 실제로 설문조사에서 자신이 채식주의자라고 말한 미국인의 60 퍼센트가 지난 24시간 동안 육식을 했다고 말했다. 다른 동물 연구 단체들의 연구자들도 이 점이 자신들의 연구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가기록 식습관 변화가 아닌, 실제 식습관 변화를 측정하는 방법을 알아낼 때 까지 연구자들은 자신들의 결론을 확신하기 어렵다. 휴먼 리그 랩 (Human League Lab)은 어느 정도의 육류가 구입되고 있는지 측정할 수 있는 식품점 조사와 같은 자가기록 방식의 대안을 연구해 왔다.
그리고 광고와 전단지는 여러 관점에서 다른 동물권 옹호 전략보다 조사가 훨씬 쉽다. 정확한 수의 사람들에게 전달되므로 그 사람들을 대상으로 후속 조사를 진행할 수도 있고 집단을 관리하기도 용이하다.
시위의 효과를 연구하는 것은 이보다 더 많이 복잡하다. 동물권 옹호자들은 동성 결혼이나 미국의 길거리 보수주의 정치운동인 티 파티 운동 (Tea Party movement)을 위한 캠페인과 같은 다른 시위 운동들을 두루 살펴보고 거기서 공통점을 이끌어 내려고 노력해 왔다.
그렇다면 무엇이 효과가 있는가? 내가 포날리틱스( Faunalytics)의 책임 연구원인 앤더슨 (Anderson)에게 묻자, “사실 답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 단체는 연구의 새 방향을 찾고 있으며 효과 규모가 크고 연구가 용이할 것으로 기대되는 보다 포괄적인 개입들을 시도하고 있다.
동물 자선단체 평가단 (Animal Charity Evaluators)의 토니 아들베르그 (Tony Adleberg)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 그녀 또한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와 같은 연구가 내놓는 자료와 같이 몹시 실망스러운 자료들에는 나름의 많은 변명이 뒤따른다. 활동가들로부터 들은 것 중에 하나는 효과는 있으나 우리가 연구를 충실히 수행하지 않아 단지 찾을 수 없을 뿐이라는 것이었다. 우리가 자가기록에서 본 방법론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큰 규모의 표본을 확보한다면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 관점에서 보면 문제는 우리가 아직 조사를 수행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두 번째 해석은 앤더슨이 제시한 것으로 사람들은 대게 다른 많은 조건들이 모두 한번에 만족될 때만 채식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동물들에 대한 애정이 있고 채식주의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 이해하며 채식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고 건강한 방법으로 이끌어 줄 레시피와 전략에 관한 조언을 얻고 있어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이 충족된 다음에도 채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지지와 격려를 필요로 한다. 이 중 하나의 조건에만 집중한다면 사람들을 설득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내가 들은 세 번째 해석은 기본적으로 연구가 옳으며 동물권 옹호가들은 아무리 받아들이기 어렵더라도 단지 소수의 사람들만 동물성 상품 소비를 줄이는 데 관심을 갖는다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관심이 없고 그들을 설득할 수도 없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옹호가들의 자원은 아마도 정치적 변화를 위해 싸우거나 식물성 대체육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동물 자선단체 평가단의 아들베르그 (Adleberg)는 “우리가 최근에 알게 된 것은 동물권 옹호 운동이 그들의 방식이 효과가 있다는 증거가 없는데도 그들 자원의 대부분을 식습관 변화와 사람들에게 채식을 하도록 설득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날리틱스 (Faunalytics)가 수집한 모든 연구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릴 뿐만 아니라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고 포날리틱스 (Faunalytics)의 체 그린 (Che Green)은 작년에 “동물들을 위한 장기적이고 집행가능한 변화를 이끌어 내도록 기업들과 정부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 것”을 촉구하는 글에 썼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하는 것이 훨씬 더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휴메인 리그 (Humane League)와 같은 단체들은 그들이 복지 캠페인의 대상으로 하는 회사로부터 동의를 받아내는 데 매우 높은 성공률을 보여 왔다. 예를 들어 체인 식당에게 닭을 가두어 기르지 않는 농장에서 달걀을 가져다 쓸 것을 요구하고 필요하다면 시위와 공공압력으로 이를 관철시키려고 한다. 캠페인은 보통 몇 달 정도 지속되는데, 휴메인 리그 (Humane League)의 대표는 몇 년 전에 자신들은 사실상 언제나 기한 내에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오픈 필란트로피 프로젝트 (Open Philanthropy Project)는 이 성과를 “동물권 옹호에 있어 신속하고 큰 규모의 변화가 이루어진 중대하고 특이한 성공 사례”라고 칭했다. 물론 많은 경우 기업의 허가는 미래의 정책 변화에 관한 것이며 후속 조치는 그 변화가 실제로 일어나도록 확인하기 위해 필요하다.
행동가들이 얻어 낸 허가는 — 예를 들어 닭 방목과 같은 — 논란의 여지가 있다. 활동가들은 동물들의 상태를 어느 정도까지 개선해야 하는가에 의견을 달리 한다. 그러나 여전히 여기서 본 일련의 성공들은 다른 곳 모두에서 발견되는 지속적인 부정적인 결과들과 큰 대조를 이룬다.
한 개인이 공장식 농장을 줄이는 데 일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전히 육식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그렇게 하고 있고 무엇인가 더 하고 싶다면 다른 이들을 설득하는 것은 놀라울 정도로 힘들기 때문에 차라리 그들의 노력을 큰 규모의 개혁에 투자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동물 옹호가들은 이에 대해 복잡한 심정을 느낀다. 그러나 결국 앤더슨이 말한 것 처럼 “우리는 직접적인 방법으로든 간접적인 방법으로든 가능한 한 많은 수의 동물들을 돕기를 원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냉철하고 면밀하게 무엇이 효과가 있고 무엇은 효과가 없으며 또 우리가 아직 효과를 확인하지 못한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